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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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 아~ 나. 왕 말고 황제할래. "

 

ㅡ왕보다 황제가 적격이지 않아? 라는 거만한 입놀림부터 시작해서 거만한 몸동작까지. 다리를 꼬고 습관대로의 손가락을 퉁기는 모습은 왕이나 황제보다는 물욕에 찬 권위자와도 같았다. 이런 황제는 폭군이죠, 폭군. 이 황제, 나라 백성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신경쓸 것 같지 않았다. 아는 백성의 이름이나 있기나 할까.

이런 구절이 일대기 책의 말머리에 적혀있을법한, 그런 독단적인 성격. 싫어? 싫으면 하지 마. 어떠한 면에서는 쿨하고도 거리낌 없는. 쿨하고도 뒤끝 없는 성격이 좋은 성격인 것은 맞으나, 이것이 츠루기 코코에게 적용됨에 있어서 좋은 성격이라 말하기는 아쉬운 면이 있었다. 반드시 실행했어야만 하는 일이 이런 '쿨하다.'는 말로 포장된 성격때문에 번번이 실패한다면 좋은 성격이라 하기 어렵다는 결론. 책임감은 무슨, 그에게는 흥미가 다였다. 오직 흥미, 흥미, 흥미. 또 흥미! 흥미 없으면 죽어버리라지.

 

ㅡ자, 군림하십니다. 황제 코코님 나가십니다~. 책임을 가지고 누군가를 이끄는 리더와는 달랐다. 그저 타인의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과 높이가 좋다고 했다. 낮은 목소리로 '어이.' 든, '야.' 든. 일단 불러내면 저를 돌아보는 시선이 좋다고 했다. 이런 말을 할때면 주위에서는 꽤 변태적인 인물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그 말을 들으면 웃으며 맞는데? 하기 마련이었다.

 

" 코코님... 이 아니고 귀여운 남동생. "

 

ㅡ누나, 누나~. 귀까지 걸린 선한 웃음을 띠고 달려나가는 그가 츠루기 코코는 맞는지. 황제니 뭐니 하는 개차반 성격은 전부 쓰레기통으로 구겨넣은 모습이었다. 이게 연기인지, 이전이 연기인지. 이 또한 그 자신만이 알겠지. 선별 기준은 알기 어려우나 '사랑받고싶은' 존재에게는 순하디 순한 어린 양으로 변신하는 것 같았다. 이러한 이중성을 직접 대면한 사람은 미친놈이라며 혀를 차기 일쑤. '사랑받고싶은' 존재의 앞에 선 코코라면, 누군가 면전에 대고 욕설을 내리꽂아도 맑게 웃으며 제 주먹만을 손톱으로 후벼파는 사람이었다.

 

ㅡ이런 행동이 사랑스러운 거 알아? 츠루기 코코. 꽤 이중적이다. 왜 이런 행동을 하냐 묻는다면 부드러이 웃으며 저런 대답을 할 게 뻔했다. 순종적인 행동이 매력적이며 그것이 사랑스럽다는 판단에서 나온 행동. 온전히 자신의 생각이었으나 제 생각이 곧 법이라는 그에게 잘못될 것은 없었다. 

 

ON

 

" 이 무대는 언제나 나의 승리로 끝납니다. "

 

ㅡ달은 나를 위해 뜨고, 해는 나를 위해 지지. 무대 위의 츠루기 코코를 표현하라 함은, 달리 설명할 것도 없는 오만의 자체였다. 형태없는 이것은 어떤 무대에서든 Cube 그들의 존재감을 나타낸다. 개성이 강한 그룹이라는 것은, 그들의 개성이 곧 유닛의 강점이며 유닛을 돋보이게 하는 매체. 내가 없는 Cube는 다른 Cube지. 라는 말을 입 밖으로 쉬이 꺼낼 정도의 오만함을 내비쳤다. 의외로 멤버들에게 강한 유대를 느끼고 있는 것 같은 말이기도 했다. 

 

ㅡ유일하게 무대 위에서의 관객들에게는 존댓말을 사용했다. 무대 위에 있을 때의 관객들에게만. 그렇다고 눈에 애정이 담긴 것은 아니었으므로, 존경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조금은 가라앉은 듯, 나름 차가운 모습으로 무대에 임했다. 츠루기 코코에게서 유일하게 한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무대 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냉정한 동작으로 오만을 표현해내는 모습은 마치 또다른 '황제'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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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자아, 따라해 봅시다. 호칭은 황제님, 아니면 코코님. 못이기는척 이런 호칭을 불러주었더니 음! 하고는 기분 좋은 웃음을 띠었다. 그러고는 수첩을 꺼내어 흰 페이지에 방금의 일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얼핏 보기에 수첩의 제목부에 '츠루기 코코의 일대기' 라고 적힌 것도 같았는데. 오늘의 날짜까지 기록하고 적어넣는 내용은 고작 빗금 하나 긋는 것 뿐. 이전 페이지를 기웃거려보나 무수한 빗금 뿐이기에, 그저 불린 호칭의 횟수를 기록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ㅡ낭만적이고, 감동적이야... 네? 뭐가요? 변태같다는 말이요? 물론이지! 하고 제 몸을 감싸 전율을 느끼는 듯한 모습이,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칠 정도로 오싹했다. 한기가 드는 건 무대 위 뿐이라면서, 이 뜨뜻한 사람에게는 다가가고싶지 않은 냉기만이 뿜어져 나오는걸. 동공이 핑크빛으로 변한 것 같기도 하고, 하는 착각을 주게 만드는 표정이었다. 어쩌면 이사람에게 가장 큰 애정을 받는 방법은 코코님, 변태같아요. 라는 말을 반복하는게 아닐까?

 

ㅡ경음부에는 황제의 음악소리가 울려퍼진다. 소문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츠루기 코코, 황제님은 소문에 능한 사람이었다. 소문을 만드는 것 부터, 입수하는 것 까지. 일단 소문은 진실이라고 믿는 것 부터가 시작이지. 그리 언변이 뛰어난가? 싶은 대화였으나, 황제님과 대화를 한 이후에는 이상하게도 흥미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는 소문이 되며... 황제의 음악소리가 울려퍼졌다고 이야기한다.

 

ㅡ이런 소문만들기는 은근히 누군가의 사상, 유닛 대립의 줄에 재를 얹어놓는 것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황제님의 직접적인 의도라고 생각되지는 않으나, 소문은 잘만 이용하면 승리의 패가 된다. ... 라고는 하지만 모두들 오만하고 미친자의 입놀림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검(剣)은 언제나 제 날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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